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2021년 보훈의 재조명]모방과 전염, 그리고 보훈 - 보훈공단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며국가유공자 희생·공헌 모방·전염돼 세계 10대 선진국 돼
보훈공단, 우리 사회 긍정적 변화 유발·모방·전염 원천 역할 계속해야
  • 서운석 보훈교육연구원 연구원
  • 승인 2021.07.12 08:45
  • 21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구글+
네이버 밴드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폴라
핀터레스트
URL 복사
   
▲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창립 40주년 로고.
[일간투데이 서운석 보훈교육연구원 연구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인 '밈(Meme)'은 한 사람이나 집단에게서 다른 사람이나 집단으로 전달되는 생각, 행동 혹은 양식을 의미한다.

이와 연관되는 개념 중의 하나가 거울 뉴런이다. 예를 들어 방 안에 사람들을 넣은 다음 참여자로 가장한 연구원이 들어가 하품을 하거나 기지개를 켠다. 이때 일부 사람들이 이 연구원의 행동을 따라한다. 이 실험을 끝내고 연구원에 대한 호감을 조사했다. 이 연구원의 행동을 많이 따라한 사람일수록 호감도 많이 느꼈다.

이런 경향이 실험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사랑하는 연인들은 서로 따라한다. 한 사람이 매운 떡볶이를 좋아하면 다른 사람도 따라서 좋아하게 된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거울 뉴런이고 거울 뉴런의 핵심은 모방이다.

모방은 행동뿐만 아니라 감정에도 관여한다. 다른 사람이 웃거나 우는 모습을 볼 때 거울 뉴런은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에 이를 모방하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당사자의 얼굴도 같은 표정을 짓게 되고 이에 따른 감정을 느낀다.

밈이나 거울 뉴런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감정을 우리가 모방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모방하면서 우리는 결국 다른 사람과 공감하게 된다. 이런 주장은 '행동의 전염'이라는 개념으로 변주되어 설명할 수 있다.

미국 코넬대 로버트 프랭크 교수는 '행동의 전염'이란 책에서 보통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어쨌든 핵심은 행동이 전염되고 그 배후는 모방이라는 점이다.

어떤 조직이나 그 조직을 위하여 희생하고 헌신하는 조직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런 조직원이 없으면 그 조직은 정체되고 결국 뒤처져 사라지게 된다. 이런 사람이 필요한 이유는 위에서 말한 모방과 행동의 전염이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접종이 최대 현안 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업무가 과중한 의료진이 접종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여러 업무를 성심껏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 대상자 신원 확인, 절차 및 동선 안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부축하거나 휠체어 탑승을 돕는 이동지원, 예진표 같은 문서 작성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 자원봉사자들이다.

누구도 나서기 꺼림칙한 상황에서 본인의 업무도 아니면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숨은 활약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에서 성공적인 방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조직이 필요로 할 때 누군가는 용기와 선의로 행동에 나섰고 이런 생각과 행동은 모방과 전염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직을 위한 희생과 공헌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이를 실천하여 모방과 전염의 기점이 되는 사람은 마땅한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한다. 이런 논리는 조직이나 기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단위로 연장해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국가의 미래는 흔히 국가 구성원들이 얼마나 튼튼하고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정신은 거울 뉴런의 발화를 통하여 모방되고 연쇄적으로 결합하여 공동체라는 사회관계를 형성한다.

이런 사회관계를 보장하는 것이 보훈의 가치이며 이런 정신이 보훈문화이다. 이처럼 보훈은 국가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가치이고 국가유공자들은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되는 힘을 발화시키는 모방과 전염의 근원점이다.

이렇듯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돌보며 근본적으로는 나라사랑정신을 함양하는 공공기관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약칭 보훈공단)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기둥인 국가유공자들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지원하는 보훈공단이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이한다. 1981년 11월 설립된 보훈공단은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수준 높은 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길을 달려왔다.

이런 목표와 가치는 곧 보훈공단이 우리 사회가 튼튼하게 발전할 수 있는 모방과 전염의 출발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보훈공단은 창립 40주년에 걸맞은 새로운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훈공단은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판 뉴딜정책 등 미래 정부정책을 선도하기 위해 사회적 여건 변화에 맞춰 '공공의료복지를 선도하는 최고의 파트너'로 비전을 재설정하였다. 보훈의 개념이 단순히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넘어 국가사회기여자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훈공단의 사업 방향과 고객에 대한 자세를 재설정한 것이다.

다음으로 보훈공단의 위치를 공공의료복지를 선도하는 공공기관으로 재설정하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기존의 민간영역 위주였던 의료복지에서 공공의 역할이 확대되는 시점에 와 있다. 지난 40년간 보훈공단은 끊임없는 발전을 통해 전국 6개 보훈병원과 7개 보훈요양원, 그리고 보훈원, 재활체육센터 등 기타 복지시설까지 갖춘 국내 유일무이한 공공조직으로 발전하였다.

이런 과정은 앞으로의 대한민국 공공의료복지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였다고 생각한다. 보훈공단은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보훈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인 '의료복지통합서비스'를 제공해 온 노하우로 공공의료복지 선구자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작년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다.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은 전 세계인의 삶을 바꾸어 놓았고 대한민국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적지 않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고 있는 등 기존의 삶으로부터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근현대사는 이보다 더한 시련과 극복의 경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다양한 고난의 현장에서는 우리 사회가 갈 길을 밝혀준 국가유공자들이 있었고 이들의 희생과 공헌이 모방되고 전염되어 현재 세계 10대 선진국이라는 위치까지 도달하고 있다.

창립 40주년을 맞는 보훈공단은 국가유공자와 보훈이 그런 것처럼 우리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유발하는 원천으로서, 시대에 필요 에너지를 전파하며 사회적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모방과 전염의 핵심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운석 보훈교육연구원 연구원 dtoday24@dtoday.co.kr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여백
Back to Top